부모님과 곰탕은 단골처럼 먹었던 메뉴인데, 서울로 올라오며 곰탕 먹을 일이 적어졌다. 곰탕 파는 곳이 드물거니와 이상하게 친구들과 음식점을 찾을 땐 머릿 속에 안 들어오는 메뉴다. 그러다 직장 동료들이 공덕역 근처에 제대로 된 곰탕집이 생겼다며, 오늘은 곰탕반을 가보자고 하여 점심시간에 방문했다.
곰탕반은 소고기를 많이 사용한 맑은 국물에 입안에 흩어지는 밥알을 만 장터 국밥 스타일이다. 전체적으로 하동관 스타일의 곰탕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삼삼한 매력이 있다.
가장 마음에 든 건 개인형 김치가 나온다는 점이였는데, 달달하게 숙성시킨 깍두기와 묵힌 배추 김치가 특징이다. 하동관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김치가 맛 없다는 건데 하동관은 달달하고 물컹한 깍두기 스타일이 딱 국물과 잘 어우러졌다.
고깃국물은 전체적으로 삼삼하니 깔끔해, 소주와 무척 잘 어울리고 야들한 고기와 육수에 촉촉히 젖은 달달한 쌀알들이 특징이다. 밥 말아주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만, 여기서는 밥을 말아주는 게 한수다. 밥알이 촉촉하게 흩어져 부드럽게 입에 퍼진다.
메뉴는 심플하다. 고기만 들어간 한우곰탕과 내장과 고기가 같이 들어가는 특곰탕이 있고 사이즈는 네 사이즈다(보통/대/특대/왕). 보통 기준으로 곰탕은 만원, 특곰탕은 1만 3천원.
가게에서 제안하는 곰탕 맛있게 먹는 법대로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맛있게 먹는 법
1. 갓 나온 국물을 뜨겁게 먹는다.
2. 대파 한줌과 소금 한 스푼, 적당한 후추를 넣어 먹는다.
3. 한우고기를 수육장에 찍어 청양고추와 함께 먹는다
4. 절반 정도 남았을 때 깍국을 요청해먹는다
옛날 부모님과 방문했던 세월의 깊은 맛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어쩌면 가게 분위기가 세련돼서 그럴지도 모른다) 깔끔하게 끓인 국물 맛에 정종 한잔, 훌륭한 김치까지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해진다. 담백하고 삼삼한 국물 맛이 생각나서 몇 번이고 다시 방문할 것 같은 공덕역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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