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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구하우스 : 컨템포러리 아트 & 디자인 컬렉션 뮤지엄

가정집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을 주는 미술관이다. '예술이 있는 삶'을 콘셉트로, 햇살이 한 그득 들어오는 가정집에 들어간 곳이었다. 구하우스 이름이, 왜 구하우스(KOO HOUSE)인지 단박에 와닿았다.


# KOO HOUSE - 구정순의 대표님의 공간 속으로

알아챘겠지만, 구하우스는 구정순 디자인 포커스 대표님이 오랜 시간 수집한 개인 컬렉션을 집 구조 곳곳에 담아놓은 미술관이다.

구정순 대표님은 1980년대 초반 CI에 대한 개념조차 낯설었던 국내 기업에 차별화된 전략의 CI 프로그램을 도입한 분으로, KBS, 쌍용, 뚜레쥬르, 국민은행, CGV 등 단어를 보는 것만으로 로고가 생각나는 브랜드의 CI를 개발했다.

한국일보가 창간 61년 만에 발표한 새로운 CI를 개발한 <디자인 포커스>



디자인 업계에서 활동하신 지도 30여 년이라 그 사이 연 맺은 문화예술계 인사도 엄청날 텐데 "뮤지엄을 열고 싶었지, 지인을 초대해 내 근황을 알리려는 게 아니었다"고 하시며 개관식도 없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 자연 경관가 어울리는 구하우스


양평에서도 깊은 조용한 마을에 있다. 산과 물이 주변에 있어, 여름에 가면 숲이 우거져 숲속 작은 집에 들어온 느낌이 있다. 시골 마을에 저택이 하나 깊게 들어선 느낌인데, 무려 970평의 대지에 2층짜리 건물로 지으셨다. 건물 앞 정원도 예쁘고, 옥상으로 올라가면 뻥 뚫린 하늘을 누워보며, 푸르른 숲속 풍경을 즐길 수 있다.

 


# 집 구조의 구하우스

구하우스 내부로 들어가면 공간마다 아이방, 손님방, 거실, 침실 등의 이름이 붙여져 있다. 필립 스탁, 백남준, 서도호와 같은 아티스트분들의 가구, 회화, 영상 작품이 저택 곳곳에 녹아 있는데 분류 기준은 명확하진 않은 것 같다. 집에 가구 비치하듯, 어울리는 곳에 어울리는 작품을 둔 느낌이다.

 


벽에 거는 미술품만이 아닌, 생활용품, 일반적인 가구들도 가정집처럼 전시돼 있는데, 구장순 대표님이 마시다 잠깐 가신 커피인지 .. 테이블에 갓 마신 듯한 커피잔이 놓여있었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따뜻하고 가깝게 느껴졌다. 이 곳을 만드신 분의 진짜 집에 내가 초대 받은 느낌이랄까.

 


여기는 장 프루베 방이다. 실제 손님방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기획했다 하는데, 이곳은 장 프루베가 1932년 프랑스 한 대학교 80개 기숙사 방을 위해 고안했다는 침대와 책상, 의자 등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한 개인이 모은 수집품의 면면이 놀라운 곳이었다. 데이미언 허스트, 서도호, 백남준. 한 번쯤은 접하고 본 적 있는 작품들도 놀라웠지만 더 큰 영감은 일상에 있었다.

 

쓰고 조금 남아있거나, 다 쓴 향수 공병도 수십개를 모아두니 그 또한 전시작품이 되었다. 어쩌면 예술이라는 게, 달라보일 수 있는 게 먼 이야기가 아닌 나도 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 계절이고 갈 때마다 작품이 달라져, 일 년에 서너 번은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이용요금 / 성인 15,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

휴일 /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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