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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여행 : 오미나라 와이너리 투어

큰 기대는 없었다. 와이너리 투어라 하면, 기본적인 와인 제조 과정을 설명해주고 같이 테이스팅해 보는 수준이었지, 이 와인너리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거나 와인에 대해 더 알게 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문경에 있는 <오미나라 와이너리>는 조금 다르다. 브랜드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소수의 직원분이 '이 브랜드를 알리고 싶단 마음'으로 진심 되게 브랜드를 소개하고, 함께 와인을 즐긴다.

 

"정말 저희 브랜드를 좋아해 주실 분들 같아서, 테이스팅 비용은 안 받을게요."

문경바람, 고운달
오미로제, 연

무려 4종을 맛봤는데 테이스팅 값 만 원을 호탕하게 빼주신다. 양손에는 오미로제와 문경바람 한 병씩-.

오미나라 와이너리를 나서는데 이처럼 마음이 든든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술이 있어 참 다행이었다.

 

 

[ 오미나라의 시작 ]


"대표님이 헤리옷 와트 대학원에서 양조학 공부할 때 담당교수가 자기나라 대표 술을 갖고 시음회를 하자고 했대요. 대표님이 고심해서 가져간 술이 '인삼주'였는데 그때 외국 사람들 반응이 어땠는지 아세요? 이건 약이잖아, 이렇게 쓴 걸 한국 사람들은 술이라고 먹는 거야? 혹평을 쏟아냈다는 거예요."

 


계기는 명쾌했다. 각자 자기 나라의 대표 명주를 가져와 시음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인삼주는 웃음거리가 되었고, 프랑스 여학생이 가져온 샴페인 글라스와 로제 샴페인은 큰 호평을 받았다. 이종기 대표님도 로제 샴페인은 색도 향도 모두 예쁘다고 판단했고, 그때부터 세계의 모든 애주가가 감탄할 만한 명주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신 거다.

 

 

 

[ 세계 최초 오미자 와인]

이종기 대표님이 만든 와인은 색과 향과 맛이 프랑스 로제와인과 정말 유사한데 로제와인을 마시면 스파클링감이 먼저 온다면, 오미로제는 오미자의 향이 먼저 느껴진다. 스파클링은 오미자를 받쳐주는 부수적인 요소로 느껴질 만큼 오미자 특유의 달큼상큼한 과실맛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놀라운 건 오미자는 양조할 만큼 달달한 과일이 아니고,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의 복합적인 맛을 내는 재료라 쓴맛과 매운맛을 잡기가 어려웠을 거란 건데 로제 스파클링 와인을 포함한 개발실험을 수백 번도 더 시도하셨다고 한다. 그러다가, 오미자의 날카로운 신맛을 부드럽게 누그러뜨리는 방법을 오크통 숙성으로 해결했고 실제 오미나라에 방문하면 오크통에 저장된 (잠재)오미로제들을 볼 수 있다.


[ 오미나라의 꿈 ]

현재 롯데백화점에는 납품되고 있지만, 현대백화점에는 납품 설득 중에 있다고 한다. 아직 적극적으로 홍보한 적도 없고 유통 채널도 많지 않아 아름아름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 브랜드라고는 하나, 분명 프랑스 부르고뉴의 그랑퀴르 와인처럼 대한민국 경북 문경의 오미자 와인으로 명성을 높여 할 것이 분명해 보이는 브랜드다.

 

 


[ 사견 ]

고운 달은 비싸다는 평을 받고는 있지만, 사실 제조 과정을 알고 맛을 보면 '전혀 유명 위스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크 풍미와 향미가 엄청나다. 우리 술이 살아야 우리 농업이 산다는 걸 생각하면 '술 한 병 사는 게, 농민분들을 돕는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술 문화와 관련해서도 순종이 주세법 공포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도 술을 직접 빚어 먹는 문화였는데, 일제가 보급품이 부족하여지자 싸구려 타피오카와 당밀을 섞은 것에 사카린을 넣어 오늘날의 소주를 만들었다고 한다. 가격이 싼 만큼 희석식 소주를 마시는 게 편해진 상황도 이해는 하지만, 마시다 죽자가 아닌, 술을 마셔도 음미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려면 (로마네콩티를 마시는 문화와 유사한..) 오미나라 같은 브랜드가 더욱더 친근히 우리 삶에 다가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오미나라 와이너리 투어 신청 : www.omynara.com/omynaratour/  

* 나만의 기념주 만들기 : www.omynara.com/myw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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